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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다시 도전하기

재수...?

by SnowBeom 202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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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6일 목요일
현재 시각 새벽 2시 15분.

아직은 조금 낯선 2022년.
2를 세번이나 써야한다...;;

그러나... 벌써 6일..?
새해가 일주일정도..지나고 있구나..

그동안 있었던 일들..

12.31.에 임용고시 1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고
나는 불합격이었다.

그동안 한번도 1차 합격을 해본 적이 없었던 나 이기에...
이번 불합격도.. 사실 그리 놀랄만한(?)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봤던 임용고시 시험 중에 가장 제대로(?) 그나마 제대로.. 공부하고 봤던 시험이기에.. 조금 기대가 있었나보다.
그리고 시험 직후 시험이 어려웠다는 여론(?)이 있었어서... 더 그랬나보다.
(나는 나름 잘 쓰고 나왔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12.31.에 불합격의 진실을 마주하고..
합격자 확인하는 장면과 소감을 담은 영상을 처음으로(?) 유튜브에 업로드 해보았다.
그냥.. 동영상 찍은 것이 아깝기도 하고.. 보관용으로 그냥 저장해놓은 것이었는데..
조회수도 올라가고, 댓글도 달리고, 심지어 구독자까지 생긴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현재 구독자가 7명이나 생겼다..
응원 댓글, 공감 댓글들도 달아주시고.. 구독자 분들.. 7명.. 누구실까..
뭔가 감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어디선가.. 조용히 나를 응원해주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초수 합격, 단기간 합격, 합격수기, 성공 스토리만이 인기있고, 의미있을 줄 알았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합격 이야기가 더 궁금할 것이다.
합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자신도 합격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불합격한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관심가져준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고, 감사했고,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위로가 될 수 있고, 나의 실패 경험담 또한 의미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조용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영상 찍는 것과 업로드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직 부끄러워서 얼굴 공개는 차마 못하겠다...ㅠㅠ
동영상 편집하는 방법도 모르고, 실력도 없어서.. 그냥 핸드폰으로(이것도 옛날 폰;;) 찍은 영상...
대본을 따로 적은 것도 아니고, 친절하게 자막을 넣을 줄도 모르고;;
그냥 핸드폰을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이 그냥 자연스럽게 혼자 말해서 찍은 영상...
조회수가 몇천, 몇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누군가에게 위로와 힐링, 혹은 타산지석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어제는 기간제교사 면접에 다녀왔다.
이틀전에 우연히 교육청 구인공고를 보다가
마감 하루 전인 공고인데.. 마침 내가 가고 싶은 학교가 있어서.. 그냥 별 기대없이 이력서를 써서 급하게 지원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음날 바로 면접에 오라고 서류합격 전화가 왔다.
아직 불합격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고
올해 뭘 할지, 진로를 바꿀지 말지.. 아직 생각 정리도 되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기간제가 덜컥 합격해서 면접을 가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내가 가고싶어서 지원한 것이고, 어쩌면 이것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날씨도 추웠지만,
오랜만에 정장을 입고 면접을 보러 다녀왔다.

대기실에 나 포함 3-4명의 지원자가 있었다.
아마도 3:1~4:1 정도의 경쟁률인 듯 하다.
면접은 다행히 대기 없이 정시에 이루어졌고
원서 마지막날에 제출한 내가 무슨이유에서인지 면접 순서 1번이어서 제일 먼저 면접을 보고 나왔다. 면접은 약 10분 정도.. 이루어진 듯하다.
교장실에서 4~5분의 선생님들께서 면접관이셨다.(교장, 교감님 등)

면접 후 오후 5시 이후에 합격자 전화를 주신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시계를 보니 3~4시쯤이 되었다.
한 시간쯤 기다리면 전화가 올 것 같아서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동생 방에 가서 데스크탑 컴퓨터를 켰다.
이것저것 정보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가 작년에 강의를 들었던 강사님카페에 들어가게 되었다.
불합격을 확인한 뒤로는 그 카페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았었다.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우연히 들어가봤는데..
게시글 중에 강사님께서 1차 컷 점수를 전국 지역별로 정리해놓은신 표가 있었다.

그 표를 보고 나는 엄청 놀랐다.
1차 합격자 발표를 확인할 때 동영상을 찍으면서 불합격 확인 후 서울 컷 점수와 다른 지역 점수도 궁금하다고는 했었지만..
그래봤자 불합격이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서울 이외의 다른 지역 컷 점수는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이나봤자.. 거기서 거기겠지.. 별 차이 없겠지 싶었다.
그냥 내가 못한거고, 내가 부족한거고..
나는 해도 안된다.. 나는 이 시험이 안맞는다.. 나는 이 시험에서 합격할 수 없을 거라는.. 패배감과 회의감.. 학습된 무기력..이 짙었다.
그냥.. 나는 해도 안되는 사람이고.. 내년에 한번 더 한다고 해서 될지 안될지도 모르겠고, 더이상 확신도 없고 자신도 없는.. 그런 상태였다.

그런데.. 전국 컷 점수를 보니..
아니???!!
내가 못한 점수가 아니었다..?!?
올해 서울이 유난히 컷 점수와 경쟁률이 높았다;;
그리고 내 점수가 전국 평균 컷보다 더 높았으며,
실제로 다른 지역을 썼으면 이미 합격해서 2차 준비하고 있을 점수였다..ㅠㅠ

아...
내가.. 못한게 아니었네...?ㅠㅠ
그걸 이제서야 알았다...
1.1. 새벽에 엄마 앞에서 펑펑 울면서... 이제 그만하겠다고.. 나는 이 시험과 안맞는것 같다며.. 그렇게 울었는데...
내가 합격권 점수였다니....ㅠㅠ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묘하게.. 이제야 진정이 되면서.. 비록 불합격이지만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임용고시...
해도 안되는 시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험, 도대체 종잡을수 없는 시험, 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랏? 하면 되는건가? 하면 될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길 가려고 했는데..
다른 지역이었으면 합격 점수인데.. 라고 생각하니,
그리고 작년에 일 그만두고 제대로 공부시작한게 6월 둘째주..
약 5-6개월 올인해서 공부한 결과다..
1년도 채 안하고.. 무슨 고시 공부? 라고 할 수 있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ㅜㅜ
죽을 만큼 열심히 했니?
라고 물으면..
아니다..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공부해야할 절대량을 채우지도 않았다.
그래도.. 합격권 점수에 다가갔다.
올해 1월부터, 지금부터 제대로 올인해서 한번 제대로 공부해본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나도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오후 5시가 지나고 저녁 6시, 7시까지 기다렸지만
기간제 면접 합격 전화는 오지 않았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
불합격인 것이다.
그러나 별로 서운하거나 속상하지 않았다.
나는 면접 질문에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잘했고,
내가 떨어진 것은 아마도 내가 부족하거나 무엇을 실수해서 혹은 잘못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 학교와 내가 맞지 않는 것 뿐이다.
아니면 나보다 실력과 경력이 더 많고 훌륭하신 분이 되신 것이지, 결코 내가 이상하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다.
실제로 대기실에 50대로 보이시는 흰머리가 희끗희끗하신 분이 계셨다.
아마도 이 분야에서 경력이 많으시겠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경력많고 베테랑이신 분이 되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나와 맞는 학교, 나에게 맞는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기회를 만났을 때 나도 선택될 수 있을 것이다.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만약 올해 재수를 한다면
기간제는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오늘 기간제 면접을 보고 왔기 때문에, 내가 집에 와서 컴퓨터를 할 수 있었고,
강사님 카페에 접속해서 전국 컷 점수를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점수를 보고 내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고, 합격점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한번 더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재수에 대해 재고해보게 되었고, 의욕도, 동기도 생겼으니, 새옹지마라는 말이 정말 이런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렇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올해 한번 더 해볼까?
처음으로 임용고시 1년 올인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든다.
되돌아보면.. 10년 전부터 임용고시를 응시했지만..
흔들림없이 1년동안 제대로 공부만 집중해서 시험 준비를 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내 인생 마지막으로 올해.. 1년 제대로 올인 한번 해볼까?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정말 죽을만큼 열심히 하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기간제는 떨어졌지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이 든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왠지.. 아마도...
올해 올인 재수를 하게 될 것 같다..
이런것이 초수같은 재수인가..?
내 인생에 재수라는 단어는 없었는데..
처음으로 써 본다.
재수..
재수... 해볼까..?
도전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도전 후에 얻을 것과 잃을 것들..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내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남겨진 것들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All in..
모든 것을 건다..
위험하지만.. 그래야 성공(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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