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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다시 도전하기

2021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by SnowBeom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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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현재 시간 밤 11시 07분.
이제 올해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냥 누워있고 싶은 하루였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침대에 눕지 않았다.
그냥 누워서 멍때리며 하루를 보내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그러지 못했다.
지금도.. 오늘 너무 많이 울어서인지 머리가 띵하게 아프고, 눈도 뻑뻑하고 아프지만,
그래도 12월 31일, 2021년 마지막 하루를 이렇게 아무렇게나 보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2월 마지막날, 올 한해 나의 소감을 간략히 글로 남겨 보고자 한다.

오늘은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오늘은 바로, 임용고시 1차 합격자 발표가 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나는 오전 10시 이후에 느즈막히 일어나 집에서 아점을 느긋하게 먹고 오후쯤에야 집을 나서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9시 50분에 갑자기 눈이 떠졌다.
꿈을 꾸다가 깼다.
합격자 발표가 오전 10시였으므로 발표 10분 전에 일어난 것이다.
원래 10시 정각에 확인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접속자가 폭주해서 서버가 다운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급하게 정각에 확인하고 싶지도 않아서.. 10시 10분 전에 일어났지만, 다시 좀 더 잤다.
그리고 일어나서 집 컴퓨터로 확인을 해보려했으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실행되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어쩌다보니 오후 3시쯤 합격자 발표 확인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께서 결과를 매우 궁금해하셨지만.. 그냥 장난식으로 안되면 어쩔수없지~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내심 합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평소에 꿈이 잘 맞는 편인데 지금까지 꿈도 굉장히 많이 꾸었고.. 물론 재미로 해몽을 찾아보는 것이지만, 하나같이 전부 합격 꿈, 길몽, 뭔가 성취하고 이루는 꿈들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나보다.
혹시나해서.. 처음으로 합격하는 모습(?)을.. 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감격스러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처음으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봤다.
그런데 합격자 발표 사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결과 화면을 보는 순간, 나는 일시정지. 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그동안의 트라우마가 다시 되살아났다.
너무나 익숙했던 화면과 글귀..

1차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10년 전에 처음 보았고, 그 이후로도 쭉 봐왔던... 매년 연말과 연초, 나를 아프게 했던 한문장...
그 기억이.. 오늘 또다시 되살아난 것이다.
이번엔 아닐 줄 알았다.
전공도 바뀌었고, 내 경험치도, 내 노력도, 나의 공부방식도, 모든 것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을때, 두려웠지만, 그래도.. 지금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이번엔 다른 결과를 볼 수 있을거라..조금은 기대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기대가 와장창.. 무너져버렸다..
역시.. 나는.. 안되는거였나...
교사는.. 내 길이 아닌걸까..?
안되는 걸.. 내 고집으로 계속 너무 붙잡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하나님은.. 나를 왜 또 이 길로 이끄신 걸까..
하나님의 진짜 뜻은 무엇일까...
원망이 아니라.. 의문이 들었다....
임용고시 합격과 교사가 되는 것이 내 길이 아니라면....
나는 이 경험들을 토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내게 무엇을 말씀하고 싶으신 걸까..
하나님께서는 내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과 편안한 생활을 하는 것을 허락치 않으시는 걸까?
나는 언제까지 계속 계약직만 해야하는 걸까...
더 겪어야만 하는 고난들이 있는 걸까..
나를 어디까지 단련시키시려는 걸까...
5년 전의 죽음의 경험.. 그리고 또 한번의 좌절....
국어교사와 상담교사 자격증..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수많은 물음표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부모님 얼굴은 어떻게 뵈어야할까..
가족들 보기가 창피하고 민망하고 부모님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또 다시 죄인이 된 기분...
임용고시라는 시험은.. 나를 늘 주눅들게 만든다..
대학교 조기졸업, 대학원 조기졸업
4년 장학생, 우수논문상, 각종 자격증 취득..
임용고시 이외에 내가 가진 것들도 물론 많지만..
연말과 연초에는 늘 우울한 기분으로.. 실패자, 낙오자라는 좌절감과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온 것 같다.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왜 늘 죄책감과 죄송함, 무능력함, 좌절감을 느껴야하는 건지....

2022년, 내년에는 좀 더 달라지고 싶다..
현재 밤 11시 반, 이제 올해가 30분 남았다.
31분 뒤에는 내년이다..
새해에는... 달라지고 싶다..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어떻게 해야할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

임용고시 2차 면접준비는.. 이제 끝이다...
후련하기도 하고..
이게 무슨 감정일까..
시원섭섭..일까?

2021년.. 2월에 우수논문상을 받았고 대학원을 조기졸업했다.
처음으로 전문상담교사 기간제에 도전했고, 두번째 전공인 상담으로 고등학교에서 상담교사 기간제로 근무하게 되었다.
6월 5일에 한국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기간제 계약이 끝난 뒤 6월 둘째주부터? 본격적으로 임용고시 공부를 올인하여 시작한 것 같다.
1월부터 임용고시를 볼지 말지 고민하는 시기가 길었다.
그동안 국어 임용고시에서 실패 경험이 너무 많았기에, 상담 임용고시에 다시 도전하기가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좀 더 일찍 마음을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더라면.. 오늘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
모르겠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섭리일 것이라고 믿는다.
임용고시 공부를 시작한 6월부터는 정말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6개월동안 공부한 것들을 뒤늦게 진도를 따라잡기에도 벅찼던 것 같다.
그래도 출근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올인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느꼈던 적이 많았다.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행복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비록 오늘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불합격이었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오늘 결과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때..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던 것이 기억난다.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결과가 비록 좋지 못하더라도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다.
과정과 결과 둘 다 모두 좋았다면 최상이겠지만
결과는 미리 알 수 없으므로 일단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이 그 시간을 보내자는 마음이 있었다.
최악은 과정도 불만족스럽고 불행했는데 결과도 좋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과정도 불행, 결과도 불행이니까.
나는.. 되돌아보니.. 공부하는 과정이 행복했던 것 같다. 매일매일 불행했다면.. 결코 이 시험을 완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지금 당장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아프지만..
먼 훗날 내 인생을 다시 되돌아봤을때, 이것 또한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때가 오겠지...
내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2022년 12월 31일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1년 뒤 오늘은 행복하게 웃고 있을까?
오늘처럼 눈과 머리가 아플 정도로 울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나의모습..도 한번 그려보아야겠다.

11시 40분.
이제 2021년이 20분 남았다.

OO야, 올 한해... 수고 많았어..
비록 네가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오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글에.. 멋지게.. 드디어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라고 적고 싶었지만..
올해도 그러지를 못했네..
엄마한테도.. 결국 합격 전화는 못했다.
카톡으로 그냥 '불합격' 세글자 적어보냈다..
"엄마, 나 합격했어!!" 이 한마디.. 하기가 정말 어렵구나... 어쩌면 평생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어디로 흘러갈까..
나는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될까..
모든 것이 막막하고 희미하고.. 또 다시 10년 전.. 20대 중반.. 암울했고 막막했고 불안했고 무서웠던.. 그때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앞이 안보이지만... 나는 신앙이 있으니.. 기도하면서.. 주님께 의지하며.. 헤쳐나가야겠지...
잘 될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기회가...바로 내 앞에 다가와있을 수도 있잖아?
한치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일..
아참!
올해 성과가 있었다!!!+_+
잊고 있었는데,
평소에 생각만 하던 블로그, 유튜브를.. 작게나마.. 소소하게 한발짝 내딛게 된 것!
교사 말고도 하고 싶은게 많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블로거, 유튜버였다.(그 외 작가, 드러머 등등 굉장히 많음.ㅎㅎ;;)
네이버 블로그 대신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에는 진짜.. 아무생각없이 그냥 시작해봤는데(평소에도 그냥 사진찍는 것을 좋아해서.. 주변에서 블로그 해보라는 말을 몇번 들어보기는 했다.)
어쩌다보니.. 구글 애드센스 광고까지 달게 되었다.
애드센스 통과되는 것이 고시급으로 힘들다고 해서 애드고시라고도 한다는데, 나도 삼수만에 합격했다.ㅋㅋ;;
애드고시 삼수만에 광고 달게 되었다.
그런데 개인 추억 기록 식으로 소소하게 하다 보니, 구독자도 없고, 광고수익도 거의 없었다.
하루 방문자도 많아봤자 100명 정도?
그런데 어제 갑자기 700명 돌파;;;
그것도 너무 놀라웠는데..
오늘은 1200명 돌파했다;;;ㄷㄷㄷㄷ 이게 머선129


지금 확인해보니 현재까지 오늘 방문자 1227명이다;;;
100명 안팎에서 오늘 1200명이라니...
12배 급상승...


근데 어제,오늘 방문자 급증 때문인지 애드센스 서버 과부하걸려서.ㅠㅠ 방문자 많아도 역시 광고 수익은 거의 없다.ㅎㅎ;;; 그래도.. 내 글을 보고 누군가가 도움을 받았으면 그걸로 뿌듯하고 보람있는 것 같다.
블로거..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블로그를...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합격하면 해야지 미뤄왔던 것인데
고시생활하면서 소소하게 블로그도 하고 유튜브도 조금씩 시작했다는 것이.. 올해 가장 큰 성과?성취?가 아닐까 싶다.
해보고 싶었던 것에 도전했다는 것!!!
어랏?
그럼.. 상담 임용고시도.. 그런게 아닐까?
국어 임용고시에 대한 실패 경험, 트라우마가 어마어마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용기를 내어 나에게 실패와 좌절을 준 임용고시에 다시 한번 도전해본것...
결국 또 부딪쳐 깨졌지만.. 그래도 도전해본것...
그렇구나...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었을까..?
도전하는 삶...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많은 실패를 겪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도전했다는 것이다..
도전했기에.. 실패도 있다.
실패가 있다면.. 성공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실패이고 무엇이 성공인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 아닐까..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서.. 성공과 실패를 규정해보자.
실패를 통해 배우고 한뼘 더 성장했다면.. 그것 또한 성공이 아닐까...

2022년 5분 전이다..
나는 무엇을 할때 가장 행복할까?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쓰는 것도 좋아한다.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통해 좀 더 나아지고 도움을 얻었을때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
독서를 좋아하는 것도, 임용고시 공부가 재밌었던 것도,
어쩌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겨서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2022년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계속 무엇인가를 배우고, 성장하며,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에 행복을 느낄 것이다.
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https://youtu.be/8Fr8aXX2F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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