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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쓰앵님의 급식일기

[3.2/개학] 첫 출근

by SnowBeom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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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일 수요일

현재 시간 am11:40

새벽 6시 5분 기상
씻고 준비하고 출발 (아침 안먹음)
오전 7시 7분 집에서 출발
약 7시 40분 학교 도착
30-40분 정도 걸림
위클래스 상담실 도착해서 난방 켜고 책상 닦고, 슬리퍼 갈아신고
8시 20분 교직원 회의 갈 준비
오전 8시 20분 교직원 회의 (신규 교사, 화학과? 17학번이라고 한다;;정말 앳되어 보이는 얼굴. 고딩 같았다;;ㄷㄷㄷ)

교직원 회의 끝나고.. 8시 45분쯤 다시 상담실 돌아옴
사서샘 도움으로.. 쿨메신저 아이디, 비번 알게 되어 로그인함
약 25개의 메시지가 쌓여 있음
메시지 하나씩 정독하고, 확인하고, 바탕화면에 파일 만들어서 첨부파일들 다운로드함

교장샘께 메시지 옴
코로나 땜에 정교사들 결강 많아지면 사서, 상담이 보강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함...
3.18까지.. 보강 부탁한다고... 보강은 수업이 아니라 자습지도라고 한다...
한 몇 시간 들어가게 될 것 같다.

키보드랑 마우스가 너무 낡아서 과학정보부에 문의하니
무선 키보드, 는 없고 유선만 가능
노트북은 3월말쯤 교체 예정
블루투스 스피커는.. 아무래도 없나보다.
사서샘처럼..그냥 자비로..무선 키보드, 마우스 구입해야하나 보다;;
블루투스 스피커 사서 상담실에서 피아노 연주곡 같은거 틀어놓고 싶다.
지금 데스크탑은 스피커 안됨

학교 무선 와이파이 아이디, 비번 접속해서 연결함

계속 날라오는 쿨 메신저
쿨메시지 확인하고, 프린트 할 거 프린트하고..
프린터는 좋은 거 같은데.. 잉크가 좀 약한 것 같다.
A4용지는 어디서 받아오지?

나이스 접속하려고 하니 인증서부터 신청해야할텐데..
누구하나 챙겨주는 사람 없다;;
심지어 부장님도;;;
메시지 한통 없네
오늘 뭐해야할지.. 인증서 발급 받아라 뭐, 그런 얘기도 없고,, 행정실도 노관심이네.허허..
외딴섬 같은 상담실이로구나...
아무도 신경안쓴다..
아무도 안챙겨준다...
그나마.. 작년 경험도 있고..지금까지 시간강사지만 학교 경험이 있어서인지
두렵거나 낯설지는 않다.
첫날 뭐해야하는지... 처음인데 처음인거 같지 않은 느낌?;;;
일단 인증서부터 신청하고 발급받아야 한다. 그래야 나이스 업무포털 접속 가능

1. 쿨 메신저 접속은 해결했으니
2. 나이스 로그인, 인증서 발급 해야 함

인증서 담당자에게 메시지 보내서 인증서 신청서 작성해서 메시지 보냈고, 인증서 발급되면 나이스 접속해서 본격 업무 시작하면 된다.

와, 나, 아무도 안알려주는데, 왜 이렇게 혼자서 척척 잘해냄???ㄷㄷㄷ
내가 스스로 놀랍다...
이토록 차분하게, 당황하지 않고, 오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내다니..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데도...말이다..
학교라는 곳은..정말 조직화된 무질서 조직이구나..
각자도생..
각자 알아서 해야한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신규라 해도, 처음 온 학교라 해도, 처음해보는 업무라고 해도
내가 알아서 찾아서 해야한다...허허;;
학교 경험 전혀 없는 생초짜라면..정말 당황스럽고 힘들었을 것 같다.
나도 제대로 된 1년 기간제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작년에 50일짜리 기간제도 했었고.. 그때는 진짜 급 투입된 거라서.. 부장님이나 교감님, 행정실 등등 주변에서 진짜 많이 알려주시고 챙겨주신거였다;; 이제야 느끼네.ㅠㅠ
그리고 이전에도.. 시간강사지만
쿨 메신저, 나이스 등은 살짝씩 다뤄본적이 있어서..
블랙독 드라마의 서현진처럼.. 쿨메신저가 뭔지 나이스가 뭔지 못알아듣고 당황스럽고 그렇지는 않다. 내선전화도 꽤 야무지게(?) 받아낸다.
대학교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작년 상담기간제 경험이 도움이 된 것이다.
나.. 여기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챙겨주는 사람 없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긴다.
아니다,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부서는 아니지만..
같은 비교과샘들.ㅠㅠ
사서샘, 보건샘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었을 줄이야!
아침 교직원회의 때 우연히 사서샘을 만나게 되어 점심식사는 언제 하는지 물어봤었다.
사서샘은 나와 동갑이다! 근무 2년차!
샘은 주로 4교시 11시 30분쯤 식사한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은 개학식이라 급식 운영을 안하고 부서 사람들끼리 먹을 것 같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
그래서 나도 오전에, 우리 부서 부장님이 오늘 점심때 같이 먹자고 하거나, 사주실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10시 58분쯤 부장님께 온 메시지.
각자 배달시켜서 먹으라고...ㅜㅜ음식점 전화번호 2개 알려주심... 부장님은 오늘 오전 조퇴하신단다.. 그리고 내가 답장 보내니 이미 메신저 로그아웃 상태^^:;;
아... 그냥 각자 알아서... 점심도 각자 알아서 해결...
부장님은 오늘 메시지 한통 없으시고, 업무 지시나... 인사나.. 해야할 일... 하나도 안알려주시고.. 벌써 가셨네...하하;; 점심도.. 급식 없으니 각자 알아서 배달시켜먹으라..한마디 남기시고....
그래.. 뭐 하루 한끼 안 먹어도 되지..하며 안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침도 안 먹었으니 두 끼이긴 한데.. 뭐 괜찮다.
시간 금방 갈 테니까..
점심시간에 공부나 해야겠다..하고 있는데

11시 25분쯤 사서샘한테 전화가 왔다.
점심 어떻게 할거냐고....
본인은 부서 샘들이랑 먹으러 나가는데.. 내가 걱정되었나보다.ㅠㅠ그러고선..커피 뭐 좋아하냐고..묻는다.. 나갔다 들어오는길에 커피 사다준다고.ㅠㅠ하...고마운 사람.ㅠㅠ
그냥 자기만 먹고 올 수 있는 건데.. 왜 굳이 나한테 전화까지 해서 알려줌.... 진짜 좋은사람같다..
사서샘 전화 끊고..
그래..오늘 점심은 라떼다! 하고 있는데..
약 10분 뒤에.. 보건샘 전화옴;;
점심 어떻게 할거냐고..
또 똑같이 상황 말했더니..
자기 지금 샌드위치 시킬건데 혹시 먹을거면 같이 시킨다고...
보건샘도 부서 회식 없나보다.ㅠㅠ그래서 나도 보건샘이랑 같은 메뉴로 샌드위치 부탁했다. 5700원이랜다.
지금 시키면 30분 걸린대...
하... 둘 다 나 챙겨주는 거임?ㅜㅜ진짜대박이다...
특히 보건샘은 나보다 어리고, 이미지도 약간 차가워보였는데.. 나 여기 처음왔다고.. 둘다 나 챙겨주고..너무 고맙다.
원래 두 사람이 친한 사이라서 둘이서만 친하게 지내도 될 텐데..
보건샘은 3년차..
난.. 정교사 신규도 아니고.. 그냥 1년 있다 갈 기간제인데...
낯선 곳에서 먼저 손내밀어주고 챙겨주니..너무나 고맙다.
아마 진로샘한테도 연락했겠지?
샌드위치는 셋이서 같이 먹는 건가?
현재 12시 10분...
40분 지났는데.. 곧 전화올 것 같다...
어디서 먹게 될까?
사서샘도 곧 오겠네...
보건, 사서, 두 샘들 덕분에..
개학 첫날..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내년에 정교사가 된다면.. 그리고 경력이 많은 교사가 된다면
학교에 처음 온 기간제나 계약직, 혹은 신규샘들.. 먼저 다가가서 말 걸어주고 점심 챙겨주고, 학교 시설이나 이용방법, 해야 할 일들 먼저 알려주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그런 선배 교사가 되고 싶다.
젊고 어린 사람이 먼저 윗사람에게 다가가고 말 걸고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경력 많고 여유 있는 사람이 --> 여유 없고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 걸어주고 챙겨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처음인 사람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낯설고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개학 첫날 기간제 or 신규 교사가 해야 할 일>

1. 교직원 회의 참석, 신규 교사 인사
2. 교무실 or 위클래스 등 특별실 입실
3. 쿨 메신저 아이디, 비번 -->담당자 문의-->로그인-->쿨 메시지, 각종 첨부파일, 공지사항 확인, 숙지
4. 나이스 인증서 업무 담당자 문의 --> 인증서 신규 발급신청서 작성 및 제출-->나이스 인증서 발급-->아이디 생성-->나이스 업무포털 로그인-->본격 업무 시작(2-3일 소요될 듯)
5. 학교 시설, 담당자, 위치 등 파악하기(스스로!^.ㅜ) 아무도 안알랴쥼....

 

오후 3시 50분.
퇴근 30분 전.
오후에 있었던 일들.

1. 보건샘이 샌드위치 배달 받아와서 상담실에서 같이 먹음. 진로샘은 전화 안받아서 주문 못했다가 후에 합류해서 같이 나눠먹음. 서로 대화하며 조금씩 알아감. 3년차 보건샘께 학교생활, 시설 등등 궁금한 것들 많이 물어봄. 쓰레기 처리, 인쇄실 이용, 수도, 정수기 시설 관리 전화 등등

2. 같은 부서 샘들 2명이 상담실 오심. 인사함. 내일 모레 같이 식사하게 될 듯!

3. 연수 때 친해졌던 전입샘 상담실 방문! 지나가다 들렀다고 하심. 같이 인쇄실 가서, 샘은 수업자료 인쇄 맡기시고 나는 A4 한박스 가져옴. 샘이 상담실까지 같이 들어주심

4. 노트북 땜에 전임샘께 연락와서 통화하다가 이것저것 여쭤보고 또 새로운 것들 몇가지 알게 됨

5. 3월 말에 교체된다던 업무용 노트북이 내일 모레 금요일에 설치될 예정!

6. 블루투스 스피커, 그냥 내가 사서 쓰려고 했는데, 노트북 찾다가 캐비닛에서 블루투스 미니 스피커 발견!! 전임샘이 학교 예산으로 사다놓으셨나보다.ㅠㅠ대박.

오전에는.. 아무도 날 찾지 않는다, 안챙겨준다, 아무도 신경안쓴다, 툴툴 댔는데..
점심시간 이후로 상황 반전..

아, 점심 먹고 진짜 사서샘이 커피 사다주심. 카스테라랑 초코파이도 주심.ㅠㅠ

하.... 따뜻한 사람들.ㅠㅠ

다들 참 좋은 사람들 같다...
사실 사회생활하면.. 이제 어른이고, 다 전문가이니.. 각자 알아서 하는게 맞는 거겠지..
괜히 투정이었는데...
그런 투정이 무색하게.. 오후에는 정신없이 사람들이 상담실에 한명 두명 방문해서 인사하고 말걸어주고 가셨다.
그런데 업무 때문이 아니라, 정말 지나가다가 그냥 들렀다고 해주시는게.. 감사했다.
여기서, 이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보고 싶다.
이제 학생들도 곧 만나게 될 텐데 기대된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상담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내일은 급식도 먹는다.
급식실, 교사가 되어서 처음으로 먹어 보는 학교 급식. 기대된다.

오후 4시.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벌써 오후 4시라니...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 하루...

20분 뒤에 퇴근이다.
퇴근 후엔 고시생 모드로 돌아가서
이번주 토요일에 있을 임상심리사 자격증 시험 공부 + 임용고시 공부해야지...

업무 파악도 빨리 하고...
공부도 같이 열심히 하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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